staccato 강연 20190612 - 미림여고_양효원

Editor's Notes

1. 안녕하세요. 이번 강연을 맡게 된 구 인터랙티브미디어과, 현 뉴미디어소프트웨어과 졸업생인 양효원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kt의 it계열 그룹사인 ktds 에서 4년차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저도 학생 때 많이 궁금했었고, 여러분들도 많이 궁금할 것 같은 현직에서 일하며 느꼈던 현실들. 그리고 팁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2. 제일 먼저 회사 소개, 그리고 제가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드리고 시작할게요.
3. 저는 처음에도 말씀드렸듯이 kt의 it 그룹사인 ktds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Kt를 대상으로 it 서비스 프로젝트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회사에서 빅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통신사 회사이기 때문에 모든 고객의 정보가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되고 있고요, 저는 해당 고객정보를 이용해서 매출 추정 및 영업 실적관리를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발을 하거나 하지는 않고, 운영 업무를 하고 있어요.
4. 다음으로는 제가 이 회사에 어떻게 입사를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입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5. 저는 진짜 솔직히 말해서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일단 저는 대구 사람인데, 이렇게 서울에 올라와서 혼자 하는 공부가 처음이었고요. 그러다보니까 너무 자유로운 거예요. 공부를 안 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 그래서 공부를 안 했어요. 이게 되게 창피한데, 일단 안 했어요. 그래서 이 첨부된 사진처럼 저희 엄마가 근심이 엄청 많았고요. 오죽하면 1년 내내 부모님이 전화해서 자퇴하라는 소리를 그렇게 하셨어요. 진짜 그 정도였는데. 제가 이상한 자신감이 있어서. 목표가 하나 있었어요. 그게 뭐냐면, 바로 지금 회사인 kt에 입사하는 거였습니다.
6. 제가 미림에 붙고 나서 막 찾아봤을 때에 미림에서 kt에 입사할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의 글을 봤었어요. 선배가 적어주신 글이었는데. 일단 제가 가장 혹했던 건 kt는 서류 전형에서 성적을 안 본다는 내용이었고요. 제가 다른 회사를 놔두고 왜 kt에 꽂혔을까요? 아마 성적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대기업인데. 사람들 이름 말하면 다 아는데. 성적을 안 보니까. 그래서 그런 카페나 선배들 블로그에서 비밀 댓글로 달아서 막 물어보고 이랬어요. Kt에 들어가려면 뭐가 중요한지, 진짜로 성적을 안 보는지? ㅋㅋ 면접 진행은 어떻게 되는지.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게 공부를 못해도 된다. 가 중점이 아니예요. 조금 부족하더라도, 면접이나 포트폴리오 등을 제출하게 될 때 조금 더 노력을 한다면, 이 회사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알아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가 중요한 것 같아요. 여튼 그래서 이거 한 번씩 들어본 적 있지 않을까요? 저 때는 되게 유명했는데. 꿈꾸는 다락방 이라는 책에 나온 공식인데요, R=vd 하고 소원을 쓰면 이루어진다. 생생하게 꿈꾸면 현실이 된다. 라는 건데. 저는 중학교 때부터 Kt에 계속 들어가고 싶어했고, 결국에 고등학교 3학년때 서류 전형과 2번의 면접을 거쳐서 ktds에 최종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7. 그렇게 제가 원하던 kt에 입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제가 생각하던 회사 생활이랑 현실은 일단 좀 많이 달랐어요. 이번에는 제가 느꼈던, 그리고 여러분도 가지고 있을 대기업의 환상 부수기. 그리고 그 현실에 대해서 정말 가감없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8. 제가 일단 대충 생각나는 몇 가지 키워드를 적어보기는 했는데요. 이 키워드들 중에서 몇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 거예요.
9. 첫 번째로 말씀드릴 키워드는 감정노동이라고 하는 키워드예요. 저는 회사에 들어가면 자리에 앉아서 본인이 맡은 일을 하고. 그리고 일이 없으면 찾아서 해야 한다. 라고 학교 다닐 때에 들었었고, tv 매체에 나오는 것도 보통은 그런 내용이니까요. 그냥 서류 작업 하고, 뭐 이럴 줄 알았는데 현실은 정말 다른 거죠. 일단 회사는 무조건 고객이 있어요. 저희 ktds의 고객은 주로 kt죠. 그러면 그 고객 중에 꼰대, 혹은 진상. 꼭 있어요.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법은 정말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알려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알려준다고 해도 그 상황에 처하게 되면 정말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감정 노동이라는 게 마냥 콜센터, 이런 업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10. 저는 이런 적도 있어요. 그날 딱 벼르고 있다가 칼퇴를 하고, 먹고 싶었던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전화가 오는 거예요. 근데 되게 익숙한 번호예요. 딱 봐도 회사 사람이죠. 그런데 시간이 일곱시 반이 넘었어요. 그래서 전화를 안 받았더니, 다음날 전화와서 하는 말이, 직장인에게 칼퇴가 어디 있냐고. 말이 안 되죠.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자칫 잘못 대응했다가는 본부장한테 연락하겠다. 이런 식으로 직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무리 기업이 변하고 있다고 해도, 대기업은 수직적인 관계가 너무 오래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인드가 변하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그런 직책을 이용해서 누르는 경우가 있어요. 생각보다 이런 경우가 되게 많더라구요.
11. 그리고 이 것도 비슷한 케이스인데. 이거는 조금 더 진상이죠. 저는 이런 사람들이 간혹 있어요. 단시간에 안 되는 업무를 제게 지시해놓고, 어려울 것 같다고 하니까 그 쪽 팀장한테 전화가 오는 거예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냥 일하기 싫어서 그렇다고 말을 하라며. 막말을 하는 거죠. 그런데 이거를 윗 사람들, 임원분들이나 이런 분들은 모르는 거예요. 왜냐면 항상 보고는 제대로 해. 그런데 그 보고 자료를 만드는 과정이 이렇다는 건 모르시는 거죠. 그 분들은 결과만 보시기 때문에. 임원분들이 하나하나 신경을 쓸 수 있는 인원수도 아니고, 대기업같은 경우에는 흔히 말하는 고인물 이라고 하죠. 옛날부터 이렇게 일하는 게 익숙해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러한 패턴을 바꾸기가 어려워요. 제가 전적으로 맞출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들에 감정이 되게 상할 수 밖에 없고요. 연령대가 대체적으로 높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 스타트업에 비해서 생각이 젊지를 못해요. 사고방식이 올드한 경우가 굉장히 많고요. 무언가가 바뀌는 걸 싫어해요. 이거는 정말 치명적인 단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2. 이어서 두 번째로 말씀드릴 키워드인데요. 조금 민감한 주제일수도 있는데, 같이 이야기해 볼게요. 보통 월급을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대기업 하면은 월급을 많이 준다! 하는 그런 생각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회사 바이 회사이고, 다를 수 있지만 일단 저희는 고졸사원이잖아요. 다른 중소기업에 간 친구들보다 못 받을 수도 있어요. 월급에 대해서 큰 기대를 가지지 않는 것이 좋구요, 물론 인센티브, 즉 성과급과 같은 제도가 잘 마련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요즘은 이런 제도도 대기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과중심인 사회에서는 ..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도 성과급을 주는 회사도 많거든요. 그래서 유달리 월급이 대기업에서만 볼 수 있는 장점이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13. 그리고 세번째로 이어서 말씀드릴 키워드는 개발입니다. 보통 저희회사 같은 경우에는 실 개발 업무를 대부분 본인이 진행하지 않아요. 협력사라고, 다른 중소기업과 협력을 맺어서 그 분들과 같이 일하는데. 아웃소싱이라고 하죠? 그러다보니까 이제 저희 같은 경우에는 실 개발이 아닌 개발 전의 검토 프로세스, 서류작업 등을 위주로 하고요. 물론 쿼리나 소스를 안 건드는 건 아니고, 개발을 아예 안 하는 것도 아니지만 진짜 개발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막 개발을 엄청 잘해서 몸값이 높아진다. 프리랜서처럼. 이런 거를 기대하시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개발을 하고 싶어도 운영인력이 부족하면 내 마음과는 다르게 개발을 못할 수도 있고요. 업무분장이나 팀을 바꾸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나는 정말 개발을 하고 싶다. 개발이 재밌다. 하시는 분들은 안 맞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14. 너무 단점만 이야기했던 것 같아서 장점도 같이 한 번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대기업 하면 복지가 또 빠질 수 없겠죠.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여직원 비율이 거의 반반이예요. 그만큼 여성 복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이 굉장히 잘 되어 있고요. 눈치를 전혀 주지도 않고요. 근속연차에 따른 리프레쉬휴직과 같은 제도도 마련되어 있고요. 대기업의 가장 좋은 점은 정부가 시행하는 근무환경 개선 제도를 가장 먼저 적용받는다는 점이예요.
15. 유연근무제 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어요. 해당 제도가 아마 작년부터 시행되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때는 중소기업은 적용 대상이 아니었고요, 대기업부터 적용 대상이었어요. 잡코리아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직장인이 꼽은 최고의 복지 1위가 유연근무제라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유연근무 중에서도 선택근무제도를 택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워킹데이 * 8시간 을 기준으로 한달에 해당 시간만 채우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느 날은 11시에 출근해서 7시에 퇴근하고 부족한 시간은 내일 더 늦게 퇴근하고. 이래도 된다는 거죠. 아마 여러분들도 그럴 것 같은데, 저는 학교다닐 때에 연예인을 되게 좋아했어요. 솔직히 학교다니고 회사다니면서 보고싶을 때 보러 가기가 굉장히 힘들잖아요. 8시에 방송 촬영한다. 그러면 회사 출근을 어떻게 해요. 반차를 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이고. 그런데 이제는 할 수 있습니다. 공방을 갔다가, 출근하고. 그리고 늦게 퇴근하고. 약간 조삼모사 같기는 하지만요, 일이 너무 많아서 야근을 하게 되면, 야근 시간이 8시간이 채워지면 다른 날에 일 없을 때 그냥 0시간 근무 해도 돼요. 연차 차감 없이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굉장히 좋은 제도인 거죠.
16. 더 좋은 점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 상 생략하고, 4번째로 대기업에서 살아남기. 사실 일반적인 회사 생활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제가 생각하는 소소한 팁들을 설명드리려고 해요.
17. 회사에서는 모든 게 다 돈이죠. 홈페이지 개발을 하는데 코드로만 짠 구린 디자인을 낼 순 없잖아요. 좀 있어보기에 디자인을 해야 하는데 그럼 디자이너를 고용을 해야겠죠. 디자이너가 일하는만큼 비용이 발생하겠죠? 다~ 돈인거예요. 저는 it기업에서 일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어도비 프로그램과 같은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아요. 회사분들은 그걸 모르셨는데, 그냥 막내니까 저한테 디자인을 하나 시킨 거예요. 급하다고, 디자이너 못 구한다고. 그런데 이게 아시겠지만 대충 하고 싶어도 대충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해서 가져갔더니 돌아온 건 다음에도 대가 없이 또 작업해달라는 요청이었죠. 물론, 업무시간에 일은 해야하고요. 내 일은 완벽하게 하면서 또 다른 일들을 해야 하는 거예요. 내가 업무와 관련된 일을 잘 한다. 그러면 역량을 뽐낼 수 있는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면 굉장히 좋겠죠. 그런데 저는 빅데이터를 하는데 디자인은 전혀 상관이 없잖아요. 이런 식으로 굳이 상관없는 분야에 대해서 잘한다고 나섰다가는 본인만 귀찮게 될 뿐이죠. 물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고, 대가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면 해당이 안 될 수도 있어요. 본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랍니다.
18. 일단 대기업은 굉장히 소문이 빨라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으니까 입도 많아서일까요? 오전에 분당 사옥에서 일어난 일이 방배 사옥에 오후에 소문이 다 돌기도 하고요. 그렇기때문에 아무래도 본인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본인을 꾸미고 화장하는 건 좋아요. 그런데 업무시간에 퇴근 1시간 전부터 내내 화장을 고치고, 업무능력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면 .. 이런 경우로 소문이 도는 경우도 꽤 많이 봤구요. 별 거 아닌 걸로도 소문이 굉장히 잘 돌기 때문에 확실히 조심해서 나쁠 건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19. 세번째는 꼭 대기업 뿐만이 아니라 모든 회사에서도 적용되는 사항인데요, 엑셀을 안 쓰는 회사 저는 못 본 것 같아요. 그만큼 정말 많이 사용하는데 엑셀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고 잘 다루면 일단 자료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업무속도가 확실히 빨라져요. 저는 학교다닐 때 엑셀 자격증을 까먹고 못 땄는데,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단기간 기억력으로 잠깐 반짝 하는 것 말고, 진짜 본인이 잘 쓸 수 있도록 스며들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구글링하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여러 함수 중첩해서 쓰는 법도 알아두시면 정말 유용합니다.
20. 마지막으로는 시스템별 담당자를 잘 체크해서 메모해두는 건데요, 솔직히 회사생활은 진짜 메모가 기본인 것 같고요. 일단 시스템도 굉장히 많고, 시스템 안에서도 영역별로 담당자가 갈라지고. 사람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고, 모를 수 있어요. 그러면 알고 나서 무조건 메모해둡니다. 다음 번엔 헤메지 않고 바로 문의할 수 있게요. 만약에 해당 시스템이 어디 팀에서 담당하는 건지는 알아요. 그런데 내가 알고 싶은 부분이 누가 담당자인지 모르겠다, 싶으면 저는 그 팀의 사원분께, 만약 사원이 없으면 가장 직급이 낮은 분께 메신저를 보냅니다. 대부분 덜 예민하시고, 직급이 낮은데 막 부장님께 갑자기 메신저 보내면 좀 그렇잖아요. 저는 그래서 제일 직급이 낮은 분께 먼저 문의하는 편입니다.
21. 제가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가 되었구요, 만약에 제가 말씀드린 부분에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거나 그 외에 회사생활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으신 분들은 질문해주시면 답변해드리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당~